희귀난치성 질환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뒤흔드는 병입니다. 저는 두 자녀를 둔 4인 가족의 가장으로, 큰 아이가 중등증 혈우병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예방요법 치료를 권고받았지만, 치료비 부담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치료에 사용하는 약제는 고가이며, 한 번 치료할 때마다 수십만 원이 듭니다. 예방요법은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이로 인해 한 달 자부담 비용만 해도 가계에 큰 부담입니다. 정부에서 치료비의 90%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어 신청했지만, 중위소득 기준을 근소하게 초과했다는 이유로 탈락했습니다.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부부 중 한 명이 일을 그만두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물론 더 어려운 가정, 중증 이상의 환자들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증 환자들은 한 달 치료비가 수백만 원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등증 환자 역시 예방요법을 하지 않으면 자주 출혈이 생기고, 성장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의 지원 제도는 질환의 경중, 실제 부담 여건, 가족 구조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득 기준으로 판단하다 보니, 일정 기준을 넘는 중산층 가정은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입니다. 아이의 치료를 위해 부모가 일을 그만두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은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듭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제도 개선을 제안합니다: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비 전액 지원 확대
중등증 이상 환자에게도 소득에 관계없이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 주세요. 특히 예방요법이 권고된 경우는 실질적인 필수 치료로 인정해주셨으면 합니다.
소득 기준 유연화 및 예외 조항 도입
자녀 수, 의료비 지출, 부양 가족 등 실질적인 부담 여건을 반영해 판단해 주세요. 기준 중위소득을 약간 초과했다는 이유만으로 탈락되는 구조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장기 치료 환자에 대한 안정적 지원 체계 마련
매년 자격 심사에 불안해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세요.
희귀난치성 질환은 더 이상 개인이 감당할 문제가 아닙니다.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되기 전에, 국가가 먼저 나서서 기회를 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부디 이 제안을 통해 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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